다보스병원

변비는 흔히 배변을 자주 하지 못하는 것으로 인식이 되어 있지만 의학적으로 변비는 그러한 경우 외에도 배변 시에 지나치게 힘이 들어가거나 배변량이 정도 이상으로 적은 경우까지 변비라고 합니다.
그러나 어떤 경우든 변비 자체가 질병은 아닙니다. 굳이 따지자면 어떤 질병의 한 증상일 수는 있겠습니다. 변비가 있다면 먼저 그 원인 질환이 따로 있는 지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고 그 결과 동반 질환이 없다고 확인이 되면 변비 그 자체만으로 심각하게 고민할 이유는 없습니다. 매일 배변을 하지 못하면 변비라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일주일에 세 번 정도만 배변을 한다면 변비는 아니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정도까지는 정상입니다.

다만 배변 간격이 길어질수록 대변이 딱딱해지기 때문에 배변에 힘이 드는 문제는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배변을 자주 하지 못한다는 것 자체만으로 몸에 심각한 지장이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흔히들 대변은 몸에 필요 없는 찌꺼기이고 그것이 오래 몸속에 남아 있게 되면 숙변이라 하여 해로운 것이 몸에 흡수되므로 건강에 좋지 않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많은데 이것은 틀린 생각입니다.

또 특히 젊은 여성들은 피부 문제를 변비 탓으로 돌리는 경우가 왕왕 있는데 이것도 근거가 없는 생각입니다. 다만 변비 때문에 지나치게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이 때문에 이차적으로 스트레스성 피부문제가 생길 수는 있습니다.

변비는 방치해도 되는가...

변비 자체를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지만 수반되는 부작용이 있으므로 치료를 해야 한다. 우선 아랫배가 항상 묵직하고 구역질까지 나는 소화불량 증상이 생길 수가 있습니다. 그 외에도 용변 간격이 길어지면 변이 딱딱해지므로 배변이 힘들어지고 따라서 치질이 유발될 수도 있으며, 심한 경우 굳어진 변이 아예 장을 막아 장 폐색을 일으키거나 변실금을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대장 혹은 직장암의 한 증상으로 변비가 나타나는 경우도 있으므로 이 부분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또 변비 때문에 지나치게 스트레스를 받으면 역으로 이 스트레스 때문에 소화불량 등의 증상이 생기는 것도 변비를 치료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변비 치료약에 대해서

시중에 유통되는 변비약은 크게 나누어 세 가지 정도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변 덩어리 형성형 변비약입니다. 적당한 변 덩어리를 만들어 장의 운동이 쉽게 이루어지도록 하여 배변을 수월하게 하는 작용이 있습니다. 둘째는 삼투성 변비약입니다. 장내로 수분을 유인하여 장 내용물을 부드럽게 해서 쉽게 배변에 이르게 합니다. 셋째는 자극성 변비약입니다. 장을 직접 자극하여 장운동을 촉진시키는 작용을 합니다.

이러한 약들은 먹는 약, 좌약, 관장약의 형태로 공급되며 이 중 어느 것이 제일 좋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습니다. 각각 적용되는 경우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자극성 변비약에 대해서는 몇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이런 종류의 약은 가장 쉽게 효과를 보기 때문에 가장 많이 사용되고는 있지만 장기간 사용하게 될 경우 내성이 생겨 장 기능을 돌이킬 수 없을 만큼 저하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변비의 원인

변비의 원인으로 대장이나 직장에 생기는 암이나 염증성 질환 같은 기질적 질환을 제외한다면 잘못된 식습관이나 배변 습관에 의한 습관성 변비가 가장 많습니다. 동물성 지방이나 아이스크림과 같은 정제된 당류가 많이 포함된 음식을 많이 먹고 식물성 섬유소의 섭취가 상대적으로 적게 되면 변비가 생기기 쉽습니다.

또 변의가 있는데도 이를 습관적으로 무시하면 배변 반사가 무뎌져서 변비로 발전하게 됩니다. 아침에 바삐 출근해야 하는 직장인이나 공중화장실 이용을 꺼리는 사람들이 주로 여기에 해당됩니다.

변비의 또 다른 종류로는 대장 무력형 변비와 출구 폐쇄형 변비가 있습니다. 대장 무력형 변비는 대장 기능이 저하되어 변을 직장 쪽으로 밀어내지 못하는 경우이고, 출구폐쇄형은 출구에 해당하는 직장항문부에서 근육이완 기능에 이상이 생기거나 혹은 구조적으로 직장이 변형되어 있는 까닭에 정상적인 배변과정을 수행할 수 없는 경우입니다.

변비의 원인 진단 방법

변비의 원인을 찾기 위해서는 몇 가지 검사가 필요합니다. 일반 검사로 대장 내에 암이나 다른 기질적인 원인이 있는지 대장 내시경이나 방사선 촬영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검사에서 문제가 없다는 것을 전제로 기능검사를 하게 됩니다. 기능검사로는 대장 통과 시간 측정, 배변 조영술, 항문내압 측정, 항문 근전도 측정 등이 있는데 이 검사를 한 번에 모두 다 할 필요는 없으며 경우에 따라 순차적으로 시행을 해서 결론을 내리게 됩니다.

변비의 올바른 치료법

먼저 원인을 찾아야 합니다. 그래서 습관성 변비나 다른 유형의 변비라 해도 심각하지 않으면 식사습관부터 바꿔야 합니다. 동물성 지방이 많이 함유된 음식은 피하고 과자류의 군것질도 금물입니다.

대신에 1) 식물성 섬유소가 풍부한 오이, 양상추, 양배추, 브로콜리, 등을 많이 먹는 것이 좋습니다. 2) 틈나는 대로 물을 많이 마시고, 3)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4) 변의가 느껴질 때는 참지 말고 즉시 배변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변비에 도움이 되는 운동이라면 아침에 산보하는 정도로 충분합니다. 구태여 변비약을
쓴다면 이 경우에는 변 덩어리 형성형의 변비약을 쓰면 도움이 됩니다. 자극성 변비약을 쓸 수도 있지만 장기간 사용하는 것은 절대 금물입니다.

대장 무력형이나 출구 폐쇄형 변비는 치료가 까다로운 경우가 꽤 많습니다. 특히 대장 무력형의 변비는 자극성의 변비약이나 장운동 촉진제가 효과가 있기도 하지만 대개는 약물에 잘 반응하지 않고 반응한다 해도 장기간 사용할 경우에는 내성이 생겨 결국에는 어떤 약에도 듣지 않게 됩니다. 출구 폐쇄형의 변비는 변 덩어리 형성형의 변비약으로 쓸 수도 있고 안되면 바이오피드백 요법이라는 특수한 훈련을 해서 호전시킬 수도 있습니다.

바이오피드백 요법

이것은 환자가 항문에 감지장치를 두고 이것과 연결된 컴퓨터 화면으로 자신의 항문근 수축과 이완 정도를 보면서 항문근을 수축하고 이완시키는 연습을 하는 것입니다. 즉, 항문근을 조절해서 배변 시에 힘들이지 않고 변을 내보낼 수 있도록 스스로 훈련하는 치료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방법은 출구 폐쇄형의 변비에 주로 적용됩니다. 아무런 부작용이 없어 부담 없이 시행해 볼 수는 있지만 스스로 그 치료 원리를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하고 꾸준히 한 달 이상 훈련을 해 내는 인내심도 있어야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변비 수술

변비에 대한 수술적 치료법은 아직 인식이 되어 있지 않지만 경우에 따라 꼭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심한 대장 무력형일 경우나 출구 폐쇄형 중 직장류와 같은 구조 이상이 있는 경우가 해당됩니다. 일반적인 방법으로 듣지 않는 변비라면 전문의사와 상담하여 신중히 치료 방법을 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장세척

변비환자들 중에 장세척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주위에서 그렇게 하면 변비도 낫고 피부도 좋아진다고 들었다는 것입니다. 대개 장세척이란 관장을 기계적으로 반복 강제하여 대장을 씻어냄으로써 소위 숙변을 제거한다고 하는데 이렇게 하면 대장을 적어도 일시적으로는 깨끗하게 만들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변비가 숙변에 의해 생기는 것이 아니라 변비 때문에 숙변이 생기는 것인 만큼 숙변을 제거한다고 변비가 고쳐지지는 않습니다. 결국 장세척은 일회성 효과밖에 없다고 보아야 하며 숙변이 일시적으로 제거되었다고 피부가 좋아질 리는 없는 것입니다.